
씨엠립으로 가기위해 국경을 넘은 시간은 이른 아침이었다. 캄보이다 쪽에서 태국으로 물품을 사러 가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고 있었다...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들.. 하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행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씨엠립에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고~ 톤레삽 호수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후각을 자극하는 물비린내.. 우리가 간 시기가 우기여서 그나마 약한거라 한다..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며... 인간의 적응력이 얼마나 대단한가..새삼 느꼈다..
배를 타고 약 15분정도 나가자... 물 반.. 하늘 반.. 도저히 호수라 불릴 수 없는..마치 바다와 같은 곳이 펼쳐졌다.. 자연이 주는 위압감.. 다시 한 번 나는 하찮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이 아이의 등장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작은 세숫대야 배로 엄청난 항해술을 발휘하며 다가오던 그 아이... 그리고 " give me one dollar " 를 외친다...
첨에 신기해서 그 아이를 쳐다봤는데.. 나중에 맘이 아파 얼굴을 돌린다..

톤레삽 호수의 일몰을 바라보는 동안..어느 노래 가사가 문득.. 떠올랐다.... " 슬프도록 아름다운.. "

형과 같이 배를 몰던 아이.. 자꾸 그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지금 저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 아이는 행복할까.. 불행할까..'
캄보디아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장사를 하고.. 배를 몰고.. 구걸을 한다.. 꼭 그래야 하는 것일까.. 생계를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인것일까..
혹.. 어른들의 잘못된 이기심은 아닐까..

"Baksei Chamkrong - 시바신에게 바친 사원"
씨엠립의 사원들은 인간이 아닌 신을 위해 만든 사원이기때문에
모든 계단이 좁고 아주 가파르다... 사원을 오르거나 내려갈때 항상 두 손을 집어가며 오르내려야 하는데.
이는 인간이 신을 만나러 갈때 공손한 마음 자세를 가지게 함이라고한다..
씨엠립에서 내내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땀좀 많이 흘렸다.. ^^;

유적지를 도는 내내.. 책에 나와있는 사진들과 사원들을 하나씩 확인해가며.. 내가 이곳에 와 있는 이유를 생각했다.
누구에게 똑같이 보여지는 사진이 아닌.. 나만의 느낌으로.. 그 곳이 기억되길 바랬다..

바욘 외벽과 내벽, 기둥에 많은 부조들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을 다 이해하기엔.. 내 지식이 넘 부족하기만 하다..ㅠㅠ

Bayon에는 54개의 탑에 200여개의 큰 얼굴이 사방으로 조각되어 있다.. 이 조각들은 빛의 위치와 밝기, 그림자의 길이, 방향 등에 따라서 표정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지켜보질 못해..
표정이 달라지는것은 볼 수 없었다.. 다만.. 가만히 그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동안....
왠지 그 얼굴이 이렇게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괜찮아.. 괜찮아.."
난 왜 그 말이 듣고 싶었던 걸까?? ^^
여행이 주는 위안과.. 위로는 중독성이 강하다..
왕의 사열대로 쓰였던 곳이란다... 코끼리 테라스.. 이름이 넘 귀엽다..^^

툼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가 다녀가서 유명해진 Red Piano. 이런 곳을 한 번 찾아가보는것이 여행이 주는 즐거움중의 하나가 아닐까? ^^

"Banteay Srey"
앙코르 유적중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히는 반띠아이 스레이 너무나 정교한 부조들에 놀라긴 했지만.. 가장 기대했던 사원이라 그런지.. 약간은.. 그치만.. 꼭 가보아야 할 사원!!

일몰을 보는 많은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그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있을까.. 사람들의 뒷모습은.. 모두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앙코르왓의 해자에 핀 연꽃들...

비오는 날의 앙코르 왓..

"Preah Khan" 자야바르만 7세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원.. 동쪽은 왕이 출입하는 곳이고.. 서쪽은 신하들이 출입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왕이 출입하던 곳을 찾았다가 길을 잃은 뻔한 곳.. ^^;
씨엡립의 많은 유적들에서는 이렇게 나무 뿌리들이 마치 정글같이
사원의 기둥과 지붕을 감싸 안거나 또는 무너뜨려 자연이 만들어낸
파괴와 융합의 이중성을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지.. 자연의 생명력이란 얼마나 끈질기고 대단한지를..

"Neak Pean"
또아리를 튼 뱀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원으로 순례자들이 몸을 씻기 위해 만들어진 사원이라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아담하고..운치가 있었던 곳이다..

여행 내내 유적지를 들어가는 입구에 들어서면.. 아이들이 무언가를 사달라고 몰려든다...
쓰랑쓰랑에서 한 아이가 내게 다가와.. 팔찌를 내밀며.. "five.. one dollar.." 라고 한다. 5개에 1달러... 그동안 다른 유적지에서 아이들이 1개에 1달러라고 외쳤던 그 팔찌들이다.. 나는 너무 싼가격 때문에 그 팔찌들을 사겠다고 한다.. 5개가 1달러라고 하니 아무생각 없이 다섯개를 고른다.. 그리고 1달러를 건넨다.. 너무 피곤해 보였던 그 아이의 표정이 너무나 밝아진다.. 나에게 좋은 여행하라고 마지막 인사를하고는 뛰어서 가버린다. 순간 내 손에 쥐어진 팔찌 다섯개가 너무나 미안해진다. 그 아이는 팔찌 5개를 1달러에 팔아서 얼마를 벌 수 있을까.. 난 1개의 팔찌를 1달러에 주고 사줄수는 없었을까..

비슈누의 아내인 락슈미에게 헌정된 방.. 팔이 여덟개인 비슈뉴가 자신의 상징물들을 각자의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사진이..왠지 신비롭게 보인다눈.. ^^

내가 넘 조아라 하는 과일.. 그런 과일을 $5 면 8명이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 캄보디아가 좋은 또 한가지 이유..^^

정겨운 모습의 그네들...

물이 차있는 도로를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나는 그네들.. 작은 트럭에 짐을 포개듯 사람을 실고 다니는 그네들.. Korea No. 1 이라며 give me one doller 를 외치는 그네들.. 물건을 사주지 않아도 환한 웃음을 보일줄 아는 그네들.. 눈이 마주치면 수줍은 미소를 보내는 그네들..
순박한 사람들.. 수줍은 미소.. 그 미소가 너무나 그리울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