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달란트 이야기 - 기부의 의미

굿멘 2007. 6. 29. 09:01
이종선 저 | 토네이도 | 2006년 09월
 

"아니, 그런데 왜 그렇게 열심히 그들의 연주에 귀 기울이고 박수 치고 돈까지 주셨나요?"

열하가 수줍은 듯 다시 머리를 긁적였다.

"저는 그저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기회요ㅕ?"

"누구에게나 무명시절이 있게 마련이죠.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세상의 관심 밖에 있는, 이름 없는 시절 말이죠. 희망보다 절망이 찾아오기 좋은 시절, 그들이 마련한 작은 음악회에 저는 운 좋게 초대받았을 뿐입니다."

애린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운 좋은 초대요?"

"언젠가 그들이 자신들의 음악성을 인정받아 큰 무대에 섰을 때 자신들의 무명시저리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준 이름 없는 관객 한 명을 떠올릴 수도 있겠죠. 하하. 만일 그렇게 된다면, 저는 동전 몇 닢에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연주를 공연장을 통째로 전세 내어 즐긴 셈이죠. 그러니 운이 좋은 것 아니겠어요?"

 

-중략-

"저 붉은 자선냄비는 성탄주간에만 반짝 세상에 나타나는게 아니에요. 누구나 마음속에 저 작은 따뜻한 냄비를 갖고 살아가죠. 그리고 세상에는 절망이 다하면 반드시 새로운 희망과 기회의 싹이 트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 절망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그가 그 절망을 모두 견디고 일어서 새로운 희망과 기회를 맞이할 때까지, 누군가 그의 작은 냄비에 희망의 씨앗을 넣어주어야 합니다. 기부라는 말이 있죠? 하하. 저는 기부란, '기회를 부여하다'의 줄임말이 아닐까 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부'란, 바로 기회를 부여하는 씨앗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