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웃음의 해석학,
굿멘
2007. 12. 12. 08:38
웃음의 해석학, 화용론적 수사학, 행복의 정치학 (프로이트의 「농담과 그것의 무의식에 대한 관계」에 대한 고찰) Hermeneutics of Laugh, the Pragmatistic Rhetoric and the Politics of Happiness (A Study on S. Freud''s "Jokes and Its Relation to the Unconscious") 김종엽(Kim, Jong-Yup)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 목 차 I. 신크레티즘 II. 웃음 : 이빨달린 기쁨 III. 프로이트와 『농담과 그것의 무의식과의 관계』 IV. 웃음의 해석학 : 농담의 기법, 목적, 과정, 관계, 확장 1. 기법 2. 목적 3. 과정 4. 관계 5. 확장 V. 문제 1. 무의식 2. 농담하는 주체 : 화용론적 수사학 VI. 행복의 정치학 VII. 맺는말 --------------------------------------------------------------------- 발행자명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지명 社會科學과 政策硏究 권 13 호 1 출판일 1991. ........................................................................................................ I. 신크레티즘 내가 잘 아는, 탈춤을 추다가 이제는 학문을 하는 한 학형은 우리의 지적상황에 대한 약간 자조적인 이야기를 기묘한 자존심과 섞어서 이야기하길 좋아했다. 무언가 비틀린 상태를 성찰한다는 것은 성찰을 통해 그 비틀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지만, 그 비틀림의 힘은 성찰의 과정을 비틀리게도 할만큼 심층적인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의 그런 비틀린 태도에는 역설적으로 성찰적인 측면과 정직의 측면이 있다. 그 학형이 이러한 모순적인 태도로 끌어안아야 했던 우리의 사회과학의 지적상황은 어떤 처지인가. 따지고 보면, 언제나 외국이론을 읽으며, 언제나 ''새것 콤프렉스''에 시달리며(우리 사회과학에서 우리를 가르친 선생님들은 언제나 바다를 건너온 뱃사공 신드밧드였다), 학자의 첫번째 사명인 외국어 능력에 고통받으며, 자신의 역사적 생채기와 오늘의 참담함을 낯선 이방의 언어로 풀어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시도조차 기약없는, 어쩌면 가망없는 시도일지 모른다는 내부의 불안과 외부의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론의 보편성에 대한 신뢰이든(당연히 이런 신뢰 밑에는 인간(이성)의 보편성이라는, 역사적으로 뿌리가 박약하고, 그나마 실천적으로는 빈번히 부인되는 전제, 이론을 정당화하는 메타이론이 깔려있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역사의 보편적 전개와 그것을 반영하는 이론의 보편성이라는 역사이론과 반영론의 결합이 깔려있을 것이다), 자신이 발생한 현실을 초월하여 다른 현실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이론의 유관 적합성(이론이 그렇게 현실들 위를 날아다닐 수 있는 동화 속의 양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믿음이든, 이런 불안과 혐의를 지우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그 학형의 꼬임(콤플렉스)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고, 차라리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자신의 학문하는 과정을 중심을 향한 순례로 여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는 길이 끝나도 여행을 계속할 수 있는 잇점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탈춤을 추는 사람이 읽은 외국책은 그에게 탈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탈은 춤을 출 수 있게 해주고, 춤을 추는 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 표현의 양상은 탈도 춤도 아닌 ''탈춤''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오히려 그 말의 적극적인 의미에서 진정으로 그것이 ''탈춤''에 이를 수 있는가 하는 것일 것이다. 불안할지라도 고통스럽지 않으려면, 그리고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우리를 옭죄는 불안/믿음의 뒤엉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서 다시금 벗어나려면, 우리는 이 기묘한 신크레티즘(syncretism; 제성혼합주의)과 혼성모방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1) 이론이 역사를 이해하는 수단이 아니라, 역사를 살아가는 수단이 되게 하는 것 말이다. 웃음을 다루고 있는 이 글도 이런 신크레티즘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뿌리내리고, 기원을 더듬기 보다는 표현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정밀한 콤파스가 없기에 엄지와 집게를 이용한 표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