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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이라는것.....

굿멘 2007. 2. 23. 10:15
2월을 더듬다 보면



2월을 더듬다 보면 꼭 졸업식이 만져집니다. 그 중에서도 국민학교 졸업식이 생각납니다. 저는 졸업식에서 답사를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슬픈 척 하다가 나중에는 정말 슬퍼져서 흐느끼며 답사를 읽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학부모들도 모두 울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를 떠올리면 눈물이 나올 것만 같습니다.

"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새나라의 새일꾼이 되겠습니다"
졸업식 노래는 아직도 가슴을 적십니다. 그래 그렇게 우리는 울먹이며 떠나왔습니다. 따지고 보면 사는 것이 누군가를 보내고 누군가에게서 떠나오는 것 아닌가요. 그때 선생님이 혼자 남아 빈 교실을 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왜 그리 슬펐는지요. 그렇게 무서웠던 선생님이 눈물을 보였을 때의 죄스러움, 까닭모를 서러움. 눈 녹아 질퍽거리는 운동장을 걸어나와 교문쪽에서 뒤돌아 본 교실은 또 얼마나 애틋했던가요.

어제는 우리 아이의 졸업식에 다녀왔습니다. 그 옛날에는 꽃을 받았는데 이제는 꽃을 사들고 서성거려야 했습니다. 그 때는 두려웠는데, 지금은 애잔합니다. 저도 여러분도 이렇게 떠나와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 때 눈물을 훔치며 교문을 나섰던 친구들은 어디서 무얼 하며 팍팍한 이 세상을 건너가고 있을까요? 2월 근처를 지날 때면 어디선가 졸업의 노래가 들려옵니다.

〈김택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