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의 心身 이야기] 한의학의 본질은 질병치료
비만·미용 클리닉 늘고 보약 이미지 강해도 본류일 수 없어
문제는 한방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자칫 잘못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한방은 그렇지 않아도 녹용이나 산삼 등 보약 이미지가 강하다. 여기에 비만이나 미용 클리닉이 덧붙으면서 마치 한방은 의학이 아닌 상담학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의사는 의사라기보다 무슨 컨설턴트라는 이미지가 심어질지도 모른다. 한방은 과연 그런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보약이나 비만, 미용 등은 절대 한방의 본류가 될 수 없다. 한방의 본류는 질병의 치료다. 이 점은 양방과 다르지 않다. 한방의 역사도 이를 알려 준다. 한방의 역사는 2250년이나 된다. 우리나라 양방의 역사는 길게 봐야 150년이다. 19세기 말 양방이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질병이 없었다는 말인가? 물론 아니다. 2000년 이상을 한방이 치료해 온 것이다. 선배 한의사들은 질병 치료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후배들에게 전수했다. 자연약초와 침, 뜸, 지압 등이 그것이다. 한의사들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한의학을 발전시켰고, 양방이 들어오기 전까지 환자들은 한방 치료를 절대 신뢰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세인의 인식은 ‘한방=보약’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한의원을 찾은 환자들은 대부분 ‘혹시나’하는 마음이고, 병이 나으면 오히려 신기해 한다. 이것은 진짜 문제다. 한의사들은 난치성 질환이 한방으로 쉽게 치료되는 것을 자주 경험한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전문 과목에 관한 한 어느 양방보다 자신 있게 치료할 수 있다. 치루·화농성 유선염·늑막염·경부 임파선염 등 난치성 염증 질환, 아토피·습진·베제트씨병 등 난치성 피부질환, 그리고 후천성 간질, 갑상선기능 항진증 등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방에서 치료되지 않는 질환들이 한방 요법으로 쉽게 치료되는 것을 자주 경험한다. 한 예를 보자. 40대 초반의 한 환자는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친 다음해 간질이 생겼다. 대학병원에서 3년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되지 못했다. 필자의 진료로 이 환자는 3개월 만에 완치된 것이다. 치료 후 이 환자 역시 필자에게 가슴 아픈 얘기를 던졌다.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한방이 참 신기하네요”라고 한 것이다. 한방도 질병 치료 의학이다. 한방의 질병 치료를 신기해 할 필요가 없다. 그건 당연한 것이다. 이제 양방과 한방은 벽을 허물고 서로의 장단점을 허심탄회하게 인정하고, 서로의 장점들을 이용해 함께 연구해야 한다. 지금이 서로 인정하며 연구해야 할 적기라고 본다. 많은 의사가 “양방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분석적인 방법으로 끝없는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더 이상 팔 것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들은 한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약초를 구입해 신약을 개발하고 한방의 치료 방법을 연구 중이다. 보약이나 비만, 미용에 집착하다 보면 한방을 배우러 미국에 유학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
최재훈_민제한의원장 (ninjae5384@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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