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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저도 종이로 사람을 만들 줄 압니다. 종이 인형 놀이! 얼마나 재밌었다구요~ | 입체적인 편집과 입체적인 이야기! 기발하고 매혹적인 3차원 메타판타지
‘나와라, 만능 팔!’을 외치던 가제트 형사를 기억하세요? 이 만화를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가제트의 숨은 조력자, 소녀와 강아지 콤비도 기억하실 겁니다. 저는 가제트 형사도 좋았지만, 용감하고 똑똑하고 게다가 겸손하기까지 했던 소녀, 페니를 더 좋아했습니다. 페니가 항상 들고 다니던 책도 잊을 수가 없는데, 글씨를 누를 때마다 새로운 그림이 튀어 나오는, 그야말로 신기한 ‘만능책’이었죠. 어린 마음에 어찌나 탐이 나던지, 종이책을 오리고 붙여서 어설프게 흉내를 내보았던 기억도 납니다. 이번에 소개하려는 책, 『종이로 만든 사람들』은 페니의 만능책과 저의 누더기책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작가 자신도 속을 알 수 없는 등장인물의 생각은 아예 검게 칠해놓았고요, 어떤 글씨는 칼로 도려내기까지 했더군요. 그는 아마도 ‘살아서 움직이는’ 책을 만들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신문지 팔뚝과 마분지 다리를 한 ‘종이 인간’의 등장만 봐도 알 수 있지요. 그러니 이 책은 조심해서 읽으셔야 합니다. 살아서 꿈틀대는 종이 모서리에 베일지도 모르니까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