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순의 CEO와 디자인] “고객의 시간을 디자인하라”
투숙객에게 독특한 체험 추천하는 전략 강조 김동헌 인터콘티넨털호텔 대표 |
디자인의 영역은 그렇게 확장돼 왔다. 패션이나 액세서리 등 여성을 위한, 또 미적인 감각을 살리는 작은 분야에서 건물이나 도시 등 거대한 분야로 넓혀졌다. 하지만 디자인의 영역은 최근까지도 한계를 갖고 있었다. 유형물, 즉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에 한정됐던 것이다. 이제 이 영역도 파괴됐다. 손으로 만질 수도, 눈으로 볼 수도 없는 무형물까지 디자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비스? 시간? 모두가 디자인의 대상인 것이다. 앞으로는 기술까지도 디자인의 대상이 될 것이다. 바이오 기술과 IT 기술을 어떻게 합칠 것이냐. 이 역시 디자이너가 할 일이다. 인터콘티넨털 호텔은 전 세계 140여 개국에 3600개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호텔 체인이다. 총 객실 수는 56만 개다. 입이 벌어질 만하다. 이 호텔이 전 세계 공통으로 최근 “고객을 위해 시간을 디자인하라”는 주문이 떨어졌다. 시간 디자인이 뭘까? 김동헌(58) 인터콘티넨털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인터콘티넨털 호텔 그룹은 최근 호텔 투숙객이 현지 도착 전 현지 생활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정보 제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호텔 정보는 물론 호텔 주변의 쇼핑타운이나 구경할 만한 곳, 먹어봐야 할 음식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지요. 이런 정보 제공 사이트를 우리는 ‘컨시어즈(심부름꾼)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수가 세계 140여 개국에 이릅니다. ” 무슨 계기가 있는 것일까? 김 대표는 ‘고객의 욕구 변화’에 초점을 둔다.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우리 호텔의 주고객 대상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고객은 ‘보고 즐기는 여행보다 열정적·독립적·창의적인, 그리고 개인만의 경험을 중시하는 여행’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어진 일정 동안 남들이 다 가본 유명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이 많이 찾고 즐기는 레스토랑·바·카페·쇼핑타운 등을 체험하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 그래서 시간과 서비스의 ‘디자인’이 필요한 것이다. 김 대표는 “서비스도 시간도 이제는 디자인”이라며 “미래의 서비스산업은 ‘고객의 새로운 니즈에 맞추는 서비스’로 혁신해 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대표는 끝도 없이 사례를 든다. 한국 여자 친구에게 멋진 프로포즈를 원하는 미국인 고객에게 시간과 장소를 추천하며 장미로 데코레이션을 하라고 권했고,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인 고객이 당시 한국 동료를 찾겠다고 말해 빛바랜 사진 한 장 들고 수소문 끝에 만나게 해줬다는 등의 얘기는 특히 감명을 준다. 수면장애를 겪는 고객에게는 경락 마사지와 쌈정식을 권해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시간 디자인을 강조하는 그에게 좌우명이 있다. ‘용시지도(用時之道)’다. ‘시간을 잘 쓰는 게 도’란 의미다. “시간이란 대체할 수 없는 자본”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고객이 시간을 어떻게 쓰도록 할지가 호텔의 가장 큰 업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경순·누브티스 대표 (kaye@nouveaut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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