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자기계발을 위한 소 모임 활요.

굿멘 2007. 5. 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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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을 위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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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에서 해외영업파트 업무를 맡고 있는 박모(37) 과장은 요즘 일주일이면 두 세 차례 자기계발을 위한 소모임에 참석한다. 최근에 은행권에서 활성화된 사내 학습모임(COP?Community of Practice)에 참여해 최신 정보와 실무능력을 배우고 있고, 올해안에 영어 회화테스트(SEPT) 1급 취득을 목적으로 이에 대비하는 인터넷카페의 ‘정모’에도 참여하고 있다. 향후 경영자를 꿈꾸는 직장인들의 ‘CEO포럼’ 모임에도 인맥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나간다. 주말에는 직장인 인라인 모임에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교유관계도 대개 소모임 사람들과 이뤄진다.

‘샐러던트’(샐러리맨과 스튜던트의 합성어로 공부하는 직장인)로의 변신이 직장인의 ‘생존’을 위한 필수코스처럼 되면서 직장인들의 각종 소모임 활동이 활발하다. 종전에는 영어회화 등 어학모임이나 취미 동호회 등이 주류였지만, 최근엔 같은 분야 직장인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인맥을 넓히려는 모임, 또 미래에 대비해 전문성을 높이려는 각종 포럼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온라인 모임에 한계를 느끼고 오프라인에서 적극적으로 모임을 갖는 추세다. 특히 회사들도 사원들의 사내외 소모임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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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절약, 시간 절약…사내 소모임이 최고야!

최근 검색업체인 구글은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 1위로 뽑혔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회사에서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국내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숨막히는 경쟁에 시달리는 은행업계 중 신한은행에는 ‘천안능수버들’과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사내 소모임이 있다. 예금?카드?보험상품의 마케팅을 연구하는 천안과 인천지역 은행원들의 자발적인 COP다. 이들은 시간을 쪼개 각자 연구한 내용들을 공유하고 배운다. 물론 사원들간의 돈독한 우의는 덤으로 얻는다.

 

외환은행의 중국연구모임인 ‘차이나클럽’은 중국전문가를 양성하는 ‘코스’로 커졌다. 2004년 결성된 이 모임은 동북3성, 상하이지역 팀으로 나뉘어 월 2회 모임을 갖고 정기적으로 중국 현지탐방까지 한다. 하나은행의 ‘중국연구회’와 ‘베트남연구회’도 비슷한 모임.

우리은행의 ‘고객만족 Q&A연구회’, ‘우리서비스연구회’는 고객을 모시는 법을 연구하는 이색 학습조직이다.

은행의 소모임은 ‘철밥통’으로 여겨지던 행원직이 외환위기 이후 분위기가 싹 바뀌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실력을 쌓자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은행들도 적극 뒷받침해주고 있다.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김모(40)씨는 “얼마전 조사를 보니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연 300만원 가까이 지출한다는데, COP를 통해 돈도 절약하고 시간도 아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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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내에서 실력있는 직원 중에 강사를 선정해 소모임을 갖는 곳도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자산관리사업부에선 매주 1회씩 20대 중반의 대리급 직원이 20대에서 40대까지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시간도 절약될 뿐 아니라 수강료도 당연히 없다. 이외에도 사내 직원들 중 강사를 뽑아 조리, 댄스, 운동 등 자기 계발을 위한 소모임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은행이나 규모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고 그렇지 못한 기업의 직장인들은 외부에서 스스로 자기계발을 위한 소모임을 찾아야 한다.

 

◆★★모임 다있네? 실력 쌓고 인맥도 늘리고

포털의 카페에는 수백개에 달하는 직장인들의 다양한 자기계발 소모임이 있다. 하지만 이런 카페들이 전문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고 일부 사이트는 유료강의나 교재판매 등 상업성을 목적으로 개설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진화된’ 직장인의 자기계발 모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경제연구소가 운영하는 ‘SERI 포럼’이 그것이다.

 

그 중 하나가 ‘원가 포럼’이다. 원가란 코스트(Cost) 즉 흔히 “어느 제품의 원가는 얼마”라고 할 때 그것이다. 제조회사의 원가는 대개 ‘대외비’다. 원가포럼은 다양한 분야의 직장인들이 모여 서로 ‘까놓고’ 원가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하는 모임. 참여하는 직장인 구성을 보면 생산관리직 근무자가 30%, 원가산정 재무팀과 구매팀이 각각 20%씩 된다고 한다.

 

시삽인 윤태권 ㈜귀뚜라미범양냉방 차장은 “우리나라의 원가구조는 선진국에 비해 무척 취약하지만 정작 터놓고 이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데가 없다”며 “국내에서 유일한 이 모임에서 회원간에 얼굴이 익다보면 ‘대외비’도 서로 털어놓고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는 실제적인 원가절감 사례를 나눈다”고 말했다. 두 달에 한 번정도 갖는 ‘정모’에선 대학교수 등 전문가를 모시고 강의를 듣는게 아니라 회원들이 돌아가며 ‘피부에 와 닿는’강의를 한다.

 

‘파사모’란 모임도 있다. ‘파워포인트와 프레젠테이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준말이다. 최근 직장인들에게 파워포인트는 워드보다 더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보고서 작성은 대개 이것으로 한다. 하지만 사용법은 그리 간단치 않아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다. 또 프레젠테이션 역시 직장인은 물론 전문직종에서도 요즘 업무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것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주요 능력 중 하나다. 이 모임에는 30대 이상이 85%이고 50~60대도 적지 않다. 아무래도 컴퓨터에 약한 연령계층이 참여한다.

 

시삽인 송용호(서울대보라매병원 진단방사선과)씨는 “우리 모임이 스킬(skill)을 배우자는 취지로 모였지만, 이를 매개로 다른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교유가 활발하다”며 “모임이 끝나면 식사는 하되 음주는 금하고, 가능하면 가족이 참여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SERI에는 이밖에도 ‘한국물류창고포럼’ ‘채권관리 전문가 포럼’ ‘기획연구회’ ‘리더십연구회’ ‘인도포럼’등 수백개의 분야별 모임들이 있다. 이처럼 직장인의 소모임은 그 목적이 더욱 좁혀지면서 전문화되고 있어 활용하기에 따라 자기계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